책 리뷰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미도리] 2008. 8. 24. 14:21



2006.3.24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




8개의 주옥같은 단편이 모여있는 김영하라는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낯선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친근함을 느꼈던 건.

이우일이라는 일러스트 작가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에 대해 더더욱 애정을 갖고 보게 되었다.

1. 그림자를 판 사나이

2. 오빠가 돌아왔다.

3. 크리스마스 캐럴

4. 너를 사랑하고도

5. 이사

6. 너의 의미

7. 마지막 손님

8. 보물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번과 8번, 5번 정도이다.

 

특히 2번의 오빠가 돌아왔다는 깜찍한 주인공 '나'의 언행이 아주 인상적이다.


"엄마보러 내 방으로 건너오라고 할래?"

"말해봤자야"

엄마에게 말을 전하자 엄마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고는 텔레비전 볼륨을 높였다.

"안 가 볼테야? 아빠도 나름대로 오래 굶었어."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는가.

 

8번 보물선은 충무공의 동상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얼굴이라 믿는 한 남자와,

주식을 통해 엄청난 부를 만든 동창생들의 이야기이다.

 

대학 친구를 이용해 부를 축척한 뒤 미안한 마음에 300만원을 빌려준다.

그리고 그 300만원때문에 그는 파산하게 이르는 이야기.

 

파산시킨 친구도 밉고 파산당한 친구도 밉다.

그런데 주식이란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끔 만든 소설이다.

 

5번 이사.

이사를 가는 신혼부부.

다 처리해준다는 포장이사.

노란색 조끼를 입고 나타난 불친절한 기사.

남편이 아끼는 가야시대 토기.

 

회색빛 하늘과 회색빛 도시와 회색빛 얼굴의 사람들이 생각나는 회색소설이다.

어두컴컴하고 우울하고 기분나빠지는 소설.

새 집으로 옮긴다는 기쁨보단 겁나게 만드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