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안녕. 내 소중한 사람 - 아사다지로

[미도리] 2008. 8. 24. 14:18

2006.3.24

안녕 내 소중한 사람
아사다지로, 창해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_-
무슨 싸구려 연애소설도 아니고 위험천만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은 지인이 빌려주게 되어 읽게 되었다. 장미도둑으로 인해 조금은 맘에 들어했지만, 굳이 읽어보려고 하지 않았던 아사다지로의 또다른 소설..이것이 나를 아사다지로의 팬으로 만들었고, 이 책을 읽은 사실에 대해 너무나 자랑스럽다. 또다른 문학의 재미를 안겨준 책. 오래 전에 읽었는데, 게으름때문에 이제서야 감상을 적게 되었다.

내용은 이러이러하다.

고졸 출신의 백화점 매출과장이 명절 세일을 앞두고 사망한다. 그는 세상에서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다. 자식들도 살펴봐야 하고 이번 세일 매출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의식없이 과로로 인해 쓰러져 하늘나라에 왔다.

부잣집 어린꼬마. 그 아이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하지만 그에겐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척 양부모에게 행세해왔다. 하지만 죽기전에 꼭 실제엄마를 보고 죽어야 한다.

야쿠자. 그는 비록 야쿠자지만 그의 동생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며 그들에게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한다. 하지만 실수로 그는 남대신에 킬러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죽기 직전 "이 새끼 아닌거같은데?"라는 대사 한마디로 그는 꼭 세상에 돌아가야만 한다.

이 세명의 남자가 주어진 7일간에 자신들이 못다한 생의 일을 끝마치는 과정이 정말 재미나게 그려진다. 아무 인연이 없었던 것처럼 보이다가 나중에 교묘하게 얽히는 세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책 속에서 그려진 천상 세계가 정말 유쾌하다.
죄를 지은 사람에게 강의실에 들어가 죄목을 반성하게 하여 다시 영생하게 하는 것,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온 주인공들이 갖고다니는 아무거나 나오는 가방, 천상의 저승사자들과 전화할 수 있는 핸드폰 등등..

정말 웃기고 재밌고 감탄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철도원같은 종류의 감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약간 거부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소설을 계기로 아사다지로의 다른 소설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제목을 안녕 내 소중한 사람으로 했을까.
아사다 지로는 자신의 이 유쾌하고 통쾌한 소설이 안녕 내 소중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것을 알고 있을까?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