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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진회숙의 클래식오뎃세이

음악을 너무 하고 싶었던 중년의 남자는

자신의 혼을 담아 슈베르트의 '음악에 부처'를 부른다.

하지만 그는 음치를 갓 벗은 듯한 음성으로 무척이나 노래를 못부르는 편에 속한다.

몇년 뒤에 만난 그는 자식에게 음악공부를 시키지만 별로 흥미 없어한다며 너털 웃음만...

 


슈베르트, 베토벤, 드보르작, 바하, 하이든...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알만한 유명한 작곡가와 그들의 음악에 저자의 느낌과 에세이가 살을 붙여 아름다운 수필집을 만들었다.


평소 클래식을 좋아한다거나, 즐겨듣는 편은 아니지만, 그대로 좋은 클래식 몇곡 정도는 알려고 하는 터라, 그리고 음악과 문학을 넘나들며 음악에 대한 감정을 토해내는 작가의 문체에 매료되어 참 재미나게 본 책이다.


흔히 볼 수 있는 클래식 입문서도 아니며, 음악 설명서도 아니며, 그렇다고 단순한 작가의 수필집도 아니다.

작곡가의 일화와, 작가의 일화와, 또 그 곡의 일화를 적절히 혼합하여 세계 곳곳을 넘나들며 작가가 체험한 일상들이 책에 녹아있다.


머..

음악을 공부했고, 성공하여 음대교수를 재직한다는 것은 별로 부럽진 않으나.

책을 많이 읽어 다독했다는 사실,

그리고 유명 음악가들의 고향은 몇번이나 갈 정도의 여행경력,

자신의 책을 출판하여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저 세 가지가 참으로 부럽다.

그리고 수려한 그녀의 문체도..


책에 나오는 22곡의 음악을 꼭 들어보고자 했으나.

소리바다를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구만 -_-

"그래, 여행은 어땠는가?"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모든 것이 즐거웠습니다. 우리들은 2시 34분 정각에 크로세비치를 출발해 3시 13분께 벤사우에 도착, 거기서 물을 공급받고 3시 28분에 발차하여 5시 46붕네 프라하에 도착하였습니다. 아, 그리고 저희가 탄 열차의 번호는 10726번이었습니다."

 

"자네, 정말 한심하군. 10726은 열차 번호가 아니라 기관차의 제작번호란 말일세. 이 벤샤우 열차의 번호는 187번이야. 그래 너는 이런 남자랑 결혼하겠다는 거냐?"

 

-드보르작은 열차번호를 외울 정도로 광적인 취미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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