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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나는 지갑이다 - 미야베 미유키



나는 지갑이다

미야베 미유키 저/권일영 역 | 랜덤하우스코리아 | 원서 : : 長い長い殺人


나는 지갑이다.
1개의 커다란 사건이 있고, 그 사건에 휘말린 10명의 인물이 있다. 그리고 그 10명의 인물이 가지고 있는 지갑이 바로 이야기의 화자이며 주인공이다.

악!!!
어쩜 이렇게 독특하고 재밌고 발칙한 소설 또 오랫만에 보네.

10개의 단편이 그려내고 있는 하나의 큰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각각 다른 화자들을 통해 그려지는 사건들. 화자1은 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지만 화자2는 모르는..
하지만 그들은 모두 같은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설정에 가슴이 콩닥콩닥 범인이 잡힐히나마나 얼마나 발을 동동 구르는지.

이야기 전개도 빠르고 화자들의 특성에 따라 문장 특징도 달라지고 해서 너무 재밌게 읽었다.

"쟨 보나마나 싸구려 합성피혁이야. 이래뵈도 난 가죽이라고."

지갑들도 가죽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ㅋㅋㅋ

자신의 주인을 아끼고 버려지길 두려워하는 지갑의 속마음을 읽고 나니 내가 쓰던 지갑들이 생각났다.
어떤건 버렸고 어떤건 책상서랍에 있고....

아 사실 지갑은 지갑일 뿐인데, 이 소설의 의인화로 인해 또다시 내가 신경써줘야할 "감정있는 것"들로 분류되 버렸다. 아흑